「은행파업」막판 절충…9개은행장-노조대표 철야마라톤협상

입력 1998-09-29 06:41수정 2009-09-2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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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서울 조흥 상업 한일 외환 강원 평화 충북 등 9개 은행 행장들과 노조위원장들은 노조측이 총파업을 예고한 29일새벽 인력감축과 관련한 합의안을 이끌어내기 위한 철야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유시열(柳時烈)제일은행장 등 9개 은행 행장과 노조위원장 및 추원서(秋園曙)전국금융노련위원장은 28일 밤 11시반경 서울 명동 은행회관 14층 회의실에서 협상을 시작해 29일 새벽까지 계속했다.

은행장들은 △작년말 인원을 기준으로 40%로 정한 감원 규모를 다소 줄이고 △퇴직위로금을 월급 9개월치에서 더 늘리며 △퇴직자 일부를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등의 협상안을 제시하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조측을 설득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작년말 기준 30%의 인력을 2000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고 △퇴직자에게는 12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은행 관계자는 협상이 29일 아침 영업개시 시간 이전에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편 금융노련 소속 조합원들은 28일 업무를 마치는대로 삼삼오오 노련 지도부가 옮겨간 명동성당으로 집결해 자정경에는 2만명 가까운 인파를 이룬 가운데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총파업에 대비했다. 이에 앞서 추위원장은 28일 밤 8시경 은행장들에게 “9개 은행본점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을 할 수 없다”며 퇴장해 한때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그러다가 김창성(金昌星)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 등 노사정위원회 대표들이 양측을 오가며 협상 개시를 중재한 끝에 밤 11시반경 가까스로 협상이 시작됐다.

이에 앞서 진형구(秦炯九)대검공안부장은 28일 “총파업이 예정된 9개 은행의 점포가 전체 은행의 75%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 은행이 파업을 강행하면 반국가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파업을 강행할 경우 즉각 경찰을 투입해 주동자를 전원 구속 수사하고 가담자 전원에 대해서는 사법처리와는 별도로 해당기관과 협조해 인사조치를 병행할 방침이다. 이들 9개 은행이 전국 일반은행에서 차지하는 인원 수신비중은 52%, 여신비중은 56%이다.

28일 이들 은행 일부 지점 창구에는 총파업 돌입을 우려한 고객들이 추석 및 월말자금을 미리 찾아두려고 몰려들어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진·이헌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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