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로 훼손묘지 복구에 바가지 상혼 기승

추석을 앞두고 지난 여름 수해로 훼손된 경기북부 일대의 분묘를 복구하지 못해 초조해하는 유족들을 상대로 사설 복구업자들의 바가지 상혼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4천여기의 분묘가 유실된 용미리와 벽제리 시립묘지에는 현재까지 절반인 2천30여기 밖에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 묘지 복구는 서울시측이 관리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유족들이 직접 떠맡아야 한다.

그러나 복구공사를 대행해주는 사설업자들은 공시가격의 두세배나 비싼 가격을 부르고 있어 추석성묘를 위해 복구를 서두르는 유족들이 알고도 ‘바가지’를 쓰거나 가족들을 동원해 직접 공사를 하는 형편.

평소 1기당 분묘조성비의 공시가격은 인건비와 석재값 등을 모두 합해 1백56만원이지만 업자들은 현재 2배이상의 돈을 요구하고 있다.

20일 선친묘소를 복구하기 위해 용미리 시립묘지를 찾은 남달현씨(50)는 “2m가량 무너진 축대를 다시 쌓기 위해 업자들에게 문의해보니 70만원을 요구해 주말마다 가족들을 동원해 쌓고 있다”고 말했다. 시립묘지측이 석축비로 공시한 가격은 ㎡당 10만2천원.

서울시장묘사업소측은 “묘지복구는 유족들이 업자들과 직접 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복구공사비가 이렇게 폭등한 이유는 유족들이 모두 추석전 복구를 서두르고 공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이밖에 경기북부일대의 일부 사설공원묘지는 사업자측이 복구비용을 감당못해 도주하는 경우까지 발생해 묘지복구를 둘러싼 유족들의 민원과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