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안전사고, 작년보다 20% 늘어

  • 입력 1998년 9월 8일 18시 56분


일자리를 알아보러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세탁기에 갇힌 아이들, 구두를 신은 채 산행길에 오르다 실족한 실직 가장들, 가스레인지에 음식물을 올려놓고 시름에 잠기다 불을 내는 주부들….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음의 여유를 잃어감에 따라 안전사고는 더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8일 집계한 올 상반기 사고 건수는 4천9백66건. 지난해 같은 기간(4천1백30건)보다 무려 8백36건(20.2%)이 늘었다.

특히 어린이 안전사고와 산악사고 가스사고 증가폭이 크다.

▼등반사고〓올 상반기 동안 서울 근교 산에서 발을 헛디뎌 다치거나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진 사건은 모두 2백2건. 지난해 같은 기간(1백9건)의 두배에 가까울 만큼 늘었다.

원인 조사 결과 평상복에 구두 차림으로 오르다 실족해 추락한 경우가 1백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 안전사고〓119구조대가 출동하는 각종 사고 중 절반 가량이 어린이 안전사고다. 올 상반기에만 모두 2천2백97건이다. 지난 6개월간 사고건수가 지난해 1년치(1천9백6건)보다 더 많다.

사고유형도 다양하다. 자전거를 타다 체인에 발이 끼거나 아파트 승강기를 타고 놀다 갇히기도 한다. 심지어 본드를 양쪽눈에 발라 눈꺼풀이 들러붙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혼자 내버려둔 취학 전 어린이들의 사고가 많았다.

▼가스안전사고〓가스레인지에 세탁물이나 음식물을 올려놓고 깜빡하는 사이 불이 난 건수가 3백51건(지난해 상반기95건)이나 됐다. 이 중 90% 이상은 일반 가정에서 일어났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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