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정국]『난 아니다 억울하다』…「결백주장 로비」분주

  • 입력 1998년 9월 6일 19시 17분


검찰의 사정권에 포착된 국민회의 자민련 여당의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나 총리실의 핵심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연루설이 나돌고 있는 사건내용을 해명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 의원들은 주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자민련 의원들은 김종필(金鍾泌)총리를 직접 방문하거나 핵심 측근들에게 읍소하고 있다는 것.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몇몇 의원들이 핵심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억울하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회의 내에서는 정대철(鄭大哲)부총재 이외에도 K, K, K, H, C, L씨 등 5,6명이 각종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땅 용도변경에 관련됐다는 소문이 있고 호남권의 한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헌금이 포착됐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들은 주위사람들이 검찰의 조사를 받거나 계좌를 추적당하는 등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의 한 핵심당직자는 “여러가지 소문에 연루된 의원들에게 직접 확인해봤으나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다”며 “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검찰이 잘못알고 있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고 말해 당차원에서의 내부진상조사도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민련내에도 언론보도 내용을 전면부인한 김종호(金宗鎬)의원과는 별도로 충청권의 L의원을 비롯해 4,5명이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에게 항의전화를 걸거나 김총리를 직접 찾아가 결백을 입증하려고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한 당직자는 “야당의원들은 비리혐의가 포착돼도 하소연할 곳이 없지만 여당의원들은 읍소라도 할 수 있으니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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