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수기에 나타난 도주행각]탈옥계획에만 3개월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38분


“여자로도 변장했나”
“여자로도 변장했나”
16일 공개된 탈주범 신창원의 수기에는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1년간의 탈주행적과 교도소를 탈출하게 된 동기 등이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89년 상해치사로 감옥에 들어간 그가 대구 전주 청송교도소를 거쳐 부산교도소내 화장실 환기구 철창을 잘라내고 탈옥한 것은 97년 1월20일. 그는 수기에 “교도소의 허점을 발견하고 탈출계획을 세우는데 3개월이 걸렸고 쇠창살 2개를 절단하는 데 2개월이 걸렸다”고 기록했다.

탈옥에 성공한 그는 교도소 인근 농가에서 옷을 훔친 뒤 자전거를 타고 부산시내에 들어와 택시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지난해 3월초 그는 충남 천안시 동네다방에서 알게 된 전모씨(30)와 동거를 시작했다.

그는 전씨와 동거생활을 하면서 70평 이상의 고급빌라 등 부유층만 골라 절도행각을 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10월 중순 평택시의 한 다방에서 만난 정모씨(22)와 다시 동거를 시작했다. 그는 수기에서 “전씨가 내가 정씨와 지내는 것을 질투해 경찰에 신고할까봐 고민했다”고 말했다.

97년 12월30일 전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그가 정씨가 함께 생활하던 평택시의 한 빌라를 급습했다. 경찰이 쏜 가스총에 맞았지만 옥상을 통해 집을 빠져나가 탈출했다.

1월10일 그는 전씨와 천안시 광덕면 S가든에서 만나기로 해 약속장소로 나갔다. 하지만 전화 내용을 알게 된 경찰이 전씨의 차 뒷좌석에 숨어있다 덮치는 바람에 부상했으나 가까스로 세번째 탈출에 성공했다.

3월6일 물건을 사러 자주 드나들던 김제시 금구면 신선휴게소 주인의 신고로 검문중이던 경찰의 눈에 띄었지만 체포 직전 또다시 도주했다.

수기에 나와 있지는 않으나 그는 5월18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대장리 W휴게소에서 다방 종업원의 신고로 경찰과 다섯번째 맞닥뜨렸지만 자동차를 탄 채 유유히 도망갔다.그로부터 2개월여간 행방이 묘연하던 그가 16일 서울 개포동에서 경찰의 검문을 따돌리고 또다시 종적을 감췄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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