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지방선거]시장 상인들 「선거 짜증」

  • 입력 1998년 5월 29일 19시 20분


울산 중구 성남시장 앞. 시장 구청장 광역 기초의원후보 등이 잇따라 집결, 유세를 벌였다. 중앙 지원유세단도 자리를 함께 했다. 확성기 소리가 요란했다.

시장상인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와 요즘같은 때 선거를 해싸코 하능교.” “선거고 뭐고 퍼뜩 치워뿌라.”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미순(金美順·45·여)씨. “시장선거도 관심없는데 구청장이다, 광역의원이다 하면서 하루에도 서너번씩 해대는데 장사하기 억쑤로 힘든기라.” 운동원들이 시장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며 물건사러 오는 주부들을 붙들고 악수를 청하는 통에 ‘물건사러 왔다가 악수만 하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하소연.

확성기유세는 상인들에게는 이미 ‘공해’. 생선가게를 하는 오석채(吳石採·38)씨의 불만. “어제는 손님 끌려고 소리까지 질렀지만 확성기로 떠들어대는데 무슨 재간이 있능교.”

시장뿐만 아니다. 울산 남구 M, H백화점 앞. 주부들을 실은 셔틀버스가 도착하면 어김없이 선거운동원들이 나타나 운동을 한다. 첫 셔틀버스가 도착하는 오전10시와 고객이 많이 몰리는 퇴근시간대가 절정.

H백화점 화장품코너의 이모씨(24·여)는 “왜 그냥 두느냐며 고객들이 종업원들에게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6·4선거특별취재반〓이승헌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