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근로사업 「절반의 실패」…준비소홀 참여 50%안팎

  • 입력 1998년 5월 11일 19시 46분


실직자를 위해 1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공공근로사업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지역실정과 동떨어진 사업배정 등 준비 소홀로 10명 중 3명꼴로 참가를 포기하고 있다.

충남 예산군의 경우 1백38명이 공공근로사업에 투입됐으나 열흘 동안 평균 58명(42.0%)이 참가하는데 그쳤다. 사업이 3개월로 한시적인데다 재활용품 선별이나 꽃밭가꾸기 작업처럼 비가 오면 하기 힘든 사업은 대체작업이 없어 공치는 날이 많다. 비가 온 11일에는 참가자가 48명에 그쳤다.

예산군 실업대책상황실 손석모(孫錫謨·42)씨는 “우리 지역의 경우 장마철을 앞두고 하천정비작업이 절실한데 재원은 노임만을 기준으로 내려왔다”며 “지역실정을 무시하고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예산을 내려보내 사업내용이 불합리하고 참가자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남 진해시는 3백86명 중 인근 해군부대 내 제초작업 등에 선발된 1백43명이 신원조회작업 때문에 아직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 실직자들은 이 기간 중 다른 일이라도 하고 싶어 하지만 중앙에서 예산집행 내용이 정해져 내려오는 바람에 다른 일에 투입할 수도 없다.

이런 양상은 전국적이어서 공공근로사업에 대한 평가는 일단 ‘50%의 성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정부측은 밝혔다. 통계수치로는 지난 열흘 동안 시행한 공공근로사업의 전국 평균 참여율은 69.2%.

행정자치부는 11일 공공근로사업 시행 열흘 동안의 지역별 참여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방자치단체 주관 사업의 경우 3만7천58명 중 하루 평균 2만5천8백51명(69.8%)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행자부 환경부 등 국가기관이 직접 주관한 사업은 1만3백19명 중 6천52명이 참가해 67.4%의 참가율을 보였다.

행자부는 공공근로사업에 선발되고도 취업이나 근로조건 등을 이유로 참가하지 않으면 이후 선발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1,2차 신청탈락자중 우선순위자를 해당사업의 잔여기간 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6월부터 장마가 예상됨에 따라 산불감시 등 비가 오면 일하기 힘든 사업 참가자의 생계를 해결하고 실내근무자와 형평을 맞추기 위해 장마기간에는 홍수경보업무와 산사태복구 위험축대감시업무 등 대체사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윤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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