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생존 국군포로 50∼60명』…양순용씨 명단공개

  • 입력 1998년 4월 25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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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조창호(趙昌浩)씨에 이어 지난해말 귀환한 한국전 국군포로 양순용(梁珣容·72)씨는 24일 북한에 국군포로 50∼60명이 생존해 있다고 증언했다.

양씨는 이날 오전 10시 육군회관에서 때늦은 제대신고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알고 있는 국군포로 생존자 수가 50∼60명에 이른다”며 용환기 김수동 이차식 이영찬 양재구 강석용 임정용씨 등 7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양씨는 이들 7명 외에도 군당국의 조사과정에서 모두 34명의 생존 국군포로 이름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국군포로들은 56년6월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되면서 공민증을 발급받았으나 대부분 탄광에 배치됐다”면서 “당시 아오지탄광에만 5백여명의 국군포로가 있었고 미군포로도 3명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양씨의 증언에 따라 실종자 및 전사자명단을 확인한 결과 용환기 강석용씨는 1명씩 확인됐으나 김수동씨는 11명, 이영찬씨는 4명, 이차식 양재구 임정용씨는 2명씩의 동명이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가운데는 전사자로 분류된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 “그러나 양씨도 전사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양씨의 증언을 계기로 유엔 국제적십자 등과 협력, 생존포로 송환을 추진하고 귀환포로에 대한 보상문제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조창호씨에 이어 두번째로 귀환한 양씨는 지난해 10월 두딸과 함께 식량을 구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넜으며 중국 친척의 도움으로 44년 전 헤어진 남쪽의 부인과 접촉, 지난해 12월 입국했다.

양씨는 53년1월 입대해 육군 8사단10연대 수색중대에 배치돼 그해 7월13일 강원 회양군 금성지구전투에 참가했다가 포로가 됐다. 양씨는 북한에 부인과 4명의 딸이 있다.

〈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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