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4월 12일 18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40년지기인 한나라당 최형우 (崔炯佑) 의원과 ‘웨이터’ 서상록( 徐相錄· 61· 전삼미 그룹부회장) 씨. 지난 토요일 오후 6시반 서씨가 근무하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5층 프랑스식당 쉔브룬에서 만났다. ‘약간’ 몸이 불편한 손님과 웨이터의 관계로.
최의원은 지난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중국에서 치료를 받고 귀국한 이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씨는 1일부터 이 식당에서 오후6시부터 10시까지 웨이터로 근무 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이던 서씨가 최의원이 다니던 동국대 앞 애관동에서 하숙하던 시절 두사람은 처음 만났다. 주인이 동향(울산)이라 최의원이 이 집에 자주 드나들면서 두사람은 친해져 두살 위인 최의원이 형, 경북 경산 출신의 서씨는 아우가 됐다. 최의원은 외로운 야당시절 몸을 피해야 할 때마다 서씨의 신세를 졌다.
“근무 중이라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습니다. 며칠전에 형님께서 제가 여기서 일하는 줄 모르고 찾아왔다가 저를 보고 언짢은 표정이었어요. ‘제가 즐거워 하는 일’이라고 여러번 설명했더니 오늘 다시 찾아와 환히 웃어줍디다.” 서씨의 이야기.
가족 친지 10여명과 함께 식당에 온 최의원은 도미요리를 시켜 그릇을 깨끗이 비울 만큼 왕성한 식욕과 비교적 건강한 걸음걸이를 보였다. 또 명확한 발음은 아니었으나 밝은 표정으로 1시간 동안 가족 친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최의원은 서씨의 손을 잡고 “열심히 하거라”라며 자리를 떴다.
〈박중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