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風매개역할 「흑금성」,某광고사 40대 전무說

  • 입력 1998년 3월 19일 08시 27분


‘흑금성은 누구인가.’

안기부와 북한 고위층 사이에서 ‘북풍’의 매개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 공작원 ‘흑금성’의 실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서울강남의 모광고회사에 근무하는 박모씨(44·서울 강서구 염창동)가 ‘흑금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박씨가 94년부터 최근까지 이 회사의 북한진출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북한의 고위층과 안기부사이의 ‘밀사’역할을 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박씨는 이 회사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십차례 중국을 오가면서 북한의 고위층과 접촉했으며 지난해 2월 금강산 국제관광총회사와 사업계약 체결에 성공한 뒤같은해 8월 평양에서 다시 고위인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북한에서의 광고제작을 위해 회사관계자 및 영화배우 안성기씨 등과 함께 이달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 회사 사장 박모씨(41)는 18일 “대북투자를 위해 북한의 고위층과 연결고리를 찾고 있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박씨가 자신을 경험이 풍부한 대북사업가로 소개하며 사업을 도와주기 시작했다”며 “박씨는 3사관학교를 거쳐 군 정보기관에서 근무하다 소령으로 예편했으며 정치권은 물론 북한의 고위층과도 상당한 친분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또 “박씨는 정식직원은 아니었으나 대외적으로 전무로 호칭했다”며 “박씨가 안기부 북풍 공작에 관한 내부정보보고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잠적, 회사와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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