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 「중고차 맞교환」인기…업소 문의 잇달아

  • 입력 1998년 3월 16일 19시 38분


극심한 불황으로 꽁꽁 얼어붙은 중고 자동차와 부동산 시장. ‘매물 맞교환’을 통해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알뜰 거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과 영등포구 양남동 중고차 매매시장에는 대형 승용차를 소형으로 바꿀 수 있느냐는 전화가 업소마다 하루평균 대여섯통 걸려온다.

기름값 인상으로 더 이상 대형차를 굴리기 힘든 사람들이 중고시장에 자신의 차를 내놓는 대신 소형차로 바꿔가는 ‘자동차 빅딜’인 셈이다.

자동차 맞교환 거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심상준(沈相俊·56)씨는 “기름값 인상 뒤 중고시장에서 현금을 주고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크게 줄었지만 맞교환은 하루 한두건 정도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 식당을 경영하는 김모씨(49)는 지난달 종로구 효자동의 시가 3억5천만원짜리 45평형 빌라를 정모씨의 강남구 신사동 지하 커피숍(40평)과 맞바꿨다.

정씨가 빌라와 관련된 채무 2억2천만원을 떠안는 대신 김씨는 9천만원짜리 커피숍에다 4천만원의 웃돈을 받는 조건.

돈줄이 막혀 고생하던 김씨는 이자 부담을 한꺼번에 없애면서 빌라를 처분했고 정씨는 장사가 안되던 커피숍을 팔면서 새집을 구했다. 종로 강남 지역의 대형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매물 맞교환에 대한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40여통 걸려온다.

〈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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