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 어떻게 될까』불안한 공무원들…정부조직개편 촉각

입력 1998-01-10 20:40수정 2009-09-2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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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부 A서기관은 최근 시도전출 희망원을 냈다. 조직이 축소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줄없고 빽없는 맨몸으로 본부에 남아 있다가 ‘인사태풍’을 만나는 것보다 지방으로 미리 피신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다. 공무원사회에서 A서기관같은 사람은 ‘메뚜기파’로 통한다. 내무부는 2월 이전에 시도전출이나 교육연수를 갈 인원을 15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메뚜기파가 속속 늘고 있어 인사담당자는 고민이다. 정권 교체기를 맞아 자리 보전이나 승진을 노리는 공무원들이 늘어나면서 공직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정부조직의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돼 있어 축소 또는 폐지되는 부처의 공무원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존속이 확실한 부처는 몸집불리기에 골몰하고 있다. 여야간 정권교체 시대를 맞아 요직으로만 돌던 구주류의 퇴진과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을 비롯한 신(新)여권과 인연이 닿는 비주류의 약진이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공직사회의 동요는 더욱 심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부처마다 주요 업무의 집행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채 미뤄져 행정공백이 심화되고 있고 정기인사까지 보류돼 해당공무원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공무원들은 누가 장관에 임명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에 따른 인사정책 변화를 놓고 말이 무성하다. 장관에 따라 주요보직에 누가 기용될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무성해 일손을 놓다시피하고 있다. 노동부의 호남출신 공무원들은 최근 언행에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그동안 영남출신이 차지해온 주요 실국장급 보직이 호남출신 간부들에게 넘어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검찰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를 음양으로 지원했던 검찰내 최대 인맥인 경기고 출신과 DJ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특히 공안부 검사들은 “한 5년 푹 썩어야겠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검사들은 과거 출세보직이었던 청와대파견 기획 공안출신 검사들은 퇴조하고 특수수사 형사부 검사들이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무부 공무원들은 김차기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소방청 설립을 실현시켜 조직 축소를 막아 보자는 의도로 소방직 공무원을 동원해 국민회의 의원들에게 팩스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게하는 등 조직적인 로비를 펼치고 있다. 국세청은 청와대 하명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에 호남 출신 인사를 임명, 발빠르게 처신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경찰은 중간간부들까지 나서 지방경찰제 시행 여부에 대한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지방경찰제의 윤곽에 대한 정보가 없어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며 “정기인사도 미뤄져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하준우·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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