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씨 「반성없는 귀가」…『교도소 가지마세요』 농담도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1분


특별사면 조치로 22일 석방된 전두환(全斗煥)씨는 오전 10시50분경 검은 코트차림으로 안양교도소 정문을 걸어나와 웃는 얼굴로 취재진에게 『수고하십니다』고 인사를 건넨 뒤 출감소감을 피력했다. 현상황을 「경제대란」으로 표현한 전씨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에 대해 『관록있고 믿음직한 대통령이 선출돼 기쁘게 생각하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 『교도소생활은 어땠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여러분은 절대 가지 마시오, 이 한마디만 하지요』라고 답변해 폭소가 터지기도. ○…노태우(盧泰愚)씨는 승용차 편으로 오전 10시45분경 서울구치소 정문에 도착한 뒤 취재진 앞으로 걸어나와 질문에 답변. 건강한 혈색의 노씨는 밝은 얼굴로 『국민 여러분에게 크나큰 심려를 안겨드려서 송구하다. 국민여러분의 깊고 따뜻한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 ○…전씨는 오전 11시반경 서울 연희동 자택에 도착해 마중나온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날씨가 따뜻하네요』라고 인사를 건넸고 환영객들은 박수를 치며 『용기내십시오. 각하』를 연호. 전씨 집에는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 이한동(李漢東)한나라당대표 나카소네(中曾根) 다케시타(竹下)전 일본 총리 등이 화환을 보내 석방을 축하. ○…이순자(李順子)씨는 현관앞에서 전씨의 두손을 꼭잡고 말없이 눈물을 글썽거렸고 전씨는 손자를 번쩍 들어올린채 밝은 표정. ○…노씨는 오전 11시24분 연희동 자택에 도착, 부인 김옥숙(金玉淑)씨와 미국에서 귀국한 아들 재헌(載憲)씨, 딸 소영(素英)씨 및 주민 2백여명과 악수. 노씨의 집에는 노재봉(盧在鳳)씨 등 6공인사들이 대기하다 노씨를 맞았으며 김종필 자민련명예총재 등이 보낸 축하화환이 답지. ○…석방된 전씨는 교도소 앞에서 현 시국에 대해 장황하게 소감을 밝히고 연희동에 도착해서도 환한 표정으로 마중나온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는 등 2년여 동안 수감생활을 한 사람답지 않은 처신으로 일관. TV를 통해 전씨의 모습을 본 시민들은 『전두환씨 다운 당당한 모습』이라는 호의적인 반응과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엇갈리기도. 〈김경달·전승훈·이명건·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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