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대사 부인의 준법정신…애완고양이 검역격리수용 존중

  • 입력 1997년 12월 9일 20시 25분


보스워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 부인의 애완 고양이인 다섯살배기 「세바스찬」은 11일간의 격리 생활을 마치고 10일 그리던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다. 세바스찬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반 보스워스 대사 부부와 함께 김포 공항에 도착, 외교관 예우규정에 따라 귀빈 통로를 통해 입국한 뒤 대기하고 있던 차량으로 대사관저로 갔다. 그러나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동물은 동물검역소에서 10일간 광견병 등 각종 임상검사를 받아야하는 게 국내 가축전염병 예방법 규정. 뒤늦게 고양이가 검색없이 공항을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된 동물검역소측은 관저에 여장을 풀고 있던 대사 부부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다. 『세바스찬을 보내주세요』 대사 부인은 자식같은 고양이를 열흘간이나 낯선 곳에 떼어 놓기가 안쓰러웠지만 「로마에선 로마법」의 원칙에 따라 세바스찬을 검역소로 보내왔다. 검역소에서 다른 고양이처럼 철창 신세를 지게 된 세바스찬은 처음엔 주인과 헤어진 스트레스 때문인지 대 소변도 보지 않고 식사를 거부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대사 부인도 마찬가지. 그는 대사관 직원을 시켜 매일 세바스찬의 안부를 체크했으며 두차례나 경기 김포에 위치한 검역소를 방문, 타월을 깔아주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통조림을 「사식」으로 넣어주는 등 정성을 다했다. 대사 부인의 보살핌으로 활기를 되찾은 세바스찬은 다른 고양이처럼 하루 두번 제공되는 검역소의 식사를 거뜬히 해치우게 됐다. 『미국대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외교사절이지만 특권의식 없이 국내법을 깍듯이 지키는 걸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사 부인은 9일 『한국 검역소의 세심한 배려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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