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차 끊긴 밤거리 집까지 태워드려요』

  • 입력 1997년 11월 10일 20시 02분


전철 분당선 종착역인 오리역. 용인 수지와 가까운 분당신도시 남단으로 무지개마을 등 분당신도시 구미동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역이다. 지하철은 밤12시20분까지 운행하고 있으나 1개 노선뿐인 마을버스는 50분 앞선 밤11시반까지만 운행하고 있고 간혹 나타나는 택시는 승차거부가 예사다. 이에 따라 밤늦게 지하철을 타고온 주민들, 특히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중고교생들이 귀가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구미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는 이같은 불편이 당국의 무관심으로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3월부터 직접 심야귀가 지원 봉사활동에 나섰다. 택시운전사 자영업자 등 14명의 회원들은 하루 2명씩 돌아가며 밤11시반이면 어김없이 차를 끌고나와 심야귀가를 도와왔다. 처음에는 『공짜로 집까지 바래다 준다』는 말을 믿지 못해 승차를 꺼리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지금 학생들은 이들에게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고 있으며 소문이 퍼지면서 회원도 18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심야귀가 지원활동이 끝난 뒤인 밤12시반경부터는 주변 야산과 공터 등 치안사각지대를 돌며 술마시는 청소년 등을 선도하는 일도 하고 있다. 구미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강정호(姜正鎬·27)총무는 『마을버스 운행시간이 지하철운행시간까지 늘어나거나 새로운 노선이 신설될 때까지 심야귀가 무료봉사를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0342―718―0158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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