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H7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의 백화점과 정육점에는 27일 수입 쇠고기 대신 한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시내 백화점과 할인점들이 판매중인 수입 및 국내산 쇠고기에 대해 샘플검사를 하느라 분주한 가운데 이날 한 백화점에 나온 한 주부는 『쇠고기를 계속 먹어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한우를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백화점의 식품담당자는 『구입한 쇠고기가 문제의 네브래스카산(産)인지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수입 쇠고기의 구입을 중단할 계획이며 파문이 커질 경우 단기간이나마 수입육 매장을 폐쇄할 것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추가로 이 균이 검출되면 모든 수입 쇠고기 가공 판매업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쇠고기 요리 전문음식점들도 이날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시판중인 수입 및 국내산 쇠고기에서는 O―157균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지난 96,94년 국내산 쇠고기와 배설물에서 이 균이 발견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본부가 지난 6∼8월 시판중인 수입산 및 국내산 소의 고기 내장 간과 햄버거원료용 다진고기 등 5백13건을 조사했으나 O―157균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본부는 지난해 6∼8월 국내산 소 한마리의 간에서 O―157균을 검출한 적이 있으며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도 94년 국내산 소 3백90마리중 2마리의 배설물에서 이 균을 발견했다.
식품의약품안전본부 박종세(朴鍾世)독성연구소장은 『이번에 발견된 O―157균은 지난 80년대부터 널리 퍼지기 시작, 국내산 쇠고기도 이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키 힘들다』고 말했다.
〈이현두·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