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益濟(오익제)씨 월북사건을 수사중인 국가안전기획부는 20일 오씨가 북한 천도교측과 남북교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측에 포섭돼 간첩활동을 해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그동안 오씨와 접촉했던 주변 인물들을 조만간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는 오씨가 지난 91년 10월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아시아 종교인 평화회의」에 파견한 천도교 간부 L씨와 93년 7월 미국 미시간대에서 열린 북미기독자회의에 파견한 K대 N교수 등을 우선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는 압수한 오씨와 가족 명의의 계좌 90여개의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조만간 오씨 측근 명의의 계좌와 오씨의 국제전화통화 내용 및 출입국자료를 확보, 오씨의 최근 행적을 집중추적키로 했다.
안기부는 오씨가 자신의 밀입북을 도와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J여행사 K씨에게 『가족상봉을 위해 밀입북한다』는 요지의 편지를 남긴 사실과 관련, △오씨가 가족상봉이라는 북한의 공작미끼에 말려 입북했을 가능성 △고의로 편지를 남겼을 가능성 등 다각도로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미기독자회의에 참석했던 K대 N교수는 『당시 오씨가 「동학혁명 1백주년 공동기념사업을 위해 북한학자를 초청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해 S교수 등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나 오씨의 방북을 타진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