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의 시신수습 작업이 계속된 12일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측이 유족들에게 귀국을 권유하고 있으나 이들은 시신확인도 못한 상태에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며 버텨 갈등을 빚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괌에는 이날도 오전부터 비가 내려 사고현장의 시신수습 작업이 더욱 어려움을 겪는 모습.
작업중인 미군들은 현장이 험한 정글인데다 전날에도 비가 내려 중장비를 동원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
이들은 특히 안전사고를 우려해 비가 내리는 동안은 작업을 중단하기 때문에 시신수습작업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시신확인과 운구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자 일부 유족은 시신을 현지에 놔두고 먼저 귀국.
한 유족은 『자식을 이국땅에 남겨놓고 돌아가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지만 신원확인에 한달 이상 걸릴지도 모르고 확인된 시신도 괌에서 바로 넘겨받지 못하기 때문에 귀국을 결정했다』며 한숨.
그러나 대부분의 유족은 『가족의 시신을 찾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발걸음이 떨어지겠느냐』며 하소연.
○대한항공은 13일부터 시작될 운구작업의 세부절차를 점검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으나 현지 장의사가 턱없이 부족해 염을 하는데 어려운 실정.
7명에 불과한 장의사로는 밤샘 작업을 해도 하루 10여구밖에 염을 할 수 없는데다 신체일부가 없으면 반드시 인조몸체를 붙이도록 한 현지 규정때문에 더욱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국내 장의사도 염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괌정부와 협의를 시작.
시신은 다른 짐과는 분리돼 화물칸에 실리며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일반 승객이 모두 내린 뒤 가족이 원하는 병원으로 운구될 예정.
○…괌을 찾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사고기 잔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서울에 있는 유족들이 신한국당에 전화를 걸어 사무총장 면담을 요청.
이들은 이날 오전 사진을 찍은 의원명단을 발표하고 사과문 게재를 요구하며 면담을 요구했으나 신한국당은 일정이 바쁘다며 거절.
〈괌〓특별취재반·정위용·이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