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시신확인-운구 진통…80여구 육안식별 불가능

  • 입력 1997년 8월 9일 20시 37분


대한항공기 괌 아가냐공항 인근 추락사고 나흘째인 9일 수습된 시신의 조속한 신원 확인과 국내 운구에 대한 유족들의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현지에서의 신원확인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족들은 수습된 시신을 모두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측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시신만 공개해 유족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전체 유가족은 이날 버스편으로 추락사고 참사 현장을 둘러봤으며 한미 합동 사고조사반은 이틀째 현장조사를 벌였다. ▼시신 신원확인〓이날 현재 수습된 시신 1백30여구중 50∼60구는 육안으로 신원확인이 가능하나 나머지는 감식을 거쳐야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신원확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검 유전자감식팀 5명이 NTSB측의 지원 요청에 따라 이날 현지에 도착, 미국측 법의학자 50명과 협조해 신원확인작업에 나섰다. 이들 양국 감식팀은 시신 대부분이 화상으로 지문이 지워졌기 때문에 치아 X레이 판독을 통해 신원 확인작업을 벌이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유전자감식법을 동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족들의 요구와 달리 신원확인에 많은 시간이 걸려 희생자 운구가 상당 시간 늦춰질 전망이다. 한편 중앙사고대책위(위원장 李桓均·이환균 건설교통부장관)는 신원확인을 위해 승객 1백55명 승무원 19명의 지문 사본을 NTSB측에 전달했고 대한항공측은 의료보험연합회에 희생자들의 병원 진료기록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사고조사〓조사단은 이날 헬기를 타고 사고기의 항로를 따라 비행을 하는 등 이틀째 현장 정황조사를 계속했다. 조사단은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사고기의 블랙박스 해독을 위한 회의를 갖는다. 한편 한국측 사고대책위는 최근 블랙박스의 해독내용이 미국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관련, 『미국측이 단독으로 블랙박스를 해독한 것이 확인되면 강력히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괌〓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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