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서울 대공원이 「불법입주」 왜가리의 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서울 대공원의 원추형 큰물새장에는 천연기념물인 두루미 백조 등 희귀조류를 비롯해 30여종 3백여마리의 새가 살고 있다. 그런데 인공폭포까지 갖춘 높이 30m, 직경 90m의 이 새장 꼭대기 쪽에는 둥지 1백여개에 불청객인 왜가리 2백여마리가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왜가리는 여름철새이지만 이곳 왜가리들은 철새 아닌 텃새다. 서울 대공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84년 대공원 개원무렵부터 몇마리씩 날아들어 부근 냇가에서 물고기 사냥을 하거나 홍학 우리의 먹이를 슬쩍해 식생활을 해결하던 왜가리들이 겨울 추위가 그리 매섭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지난 86년경부터는 아예 사철 내내 살고 있다.
서울 대공원측은 『겨울에 눈이 쌓이면 철망이 찢어져 두루미 같은 귀한 새들이 날아가 버릴 우려가 있다』며 왜가리 둥지의 철거를 생각중이다.
그러나 왜가리 둥지 철거도 쉽지 않다. 큰물새장 꼭대기에 접근하려면 초대형크레인이 필요한데 하루 대여료만 수백만원이어서 비용이 만만치 않고 힘들게 둥지를 뜯어내도 왜가리가 다시 둥지를 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박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