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씨,현철씨돈 50억 사과상자 21개에 보관

  • 입력 1997년 7월 7일 20시 05분


金賢哲(김현철)씨는 기업인들에게서 받은 돈의 출처를 감추기 위해 이들로부터 받은 수표를 유흥음식점 등이 손님에게서 받은 「헌수표」로 바꿔치기했던 사실이 7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현철씨 비리사건 1심 첫공판의 검찰측 신문과정에서 새롭게 밝혀졌다. 李晟豪(이성호) 전 대호건설사장은 현철씨가 관리를 부탁한 50억원의 출처를 감추기 위해 전액 현금으로 찾은 뒤 사과상자 21개에 담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신의 집 빈 방에 6개월간 쌓아두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현철씨는 이날 『94년 5월 한솔제지 趙東晩(조동만)부사장에게 50억원을 맡긴 뒤 매달 5천만원을 활동비 명목으로 받으면서 발행일이 몇개월씩 지난 업소용 헌수표로 받았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현철씨는 그러나 『당시 金己燮(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조부사장에게서 받은 돈을 1백만원 또는 10만원짜리 수표로 전달하면서 피고인에게 「수표가 세탁됐으니 안심하고 사용하라」는 말을 한 적이 있지요』라는 질문에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며 돈세탁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93년 10월 현철씨가 이전사장에게 맡긴 50억원을 이전사장이 자신의 집에 현금으로 보관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현철씨에게 물었으나 현철씨는 알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전사장이 현철씨에게서 실명전환을 부탁받은 50억원의 출처가 탄로날까봐 잠시동안 증권계좌에 넣어두었다가 소액으로 쪼개 현금으로 인출한 뒤 사과상자 21개에 담아 방배동 집의 빈 방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고 밝혔다. 이전사장은 95년말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이 터지자 이듬해 1월 미국으로 가기 직전에 타이탄 트럭에 문제의 돈을 실어 현철씨에게 되돌려 주었다고 검찰은 말했다. 〈하종대·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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