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닷물역류 『물난리』…3백여가구 침수 차량도 피해

  • 입력 1997년 6월 23일 20시 04분


23일 오전 7시경 인천 남구 용현5동 백운주택 명성빌라 그린빌라 등 3백여가구가 역류한 바닷물에 침수됐다.또 이날 바닷물 역류로 용현5동 한양아파트사거리 일대가 50∼60㎝ 가량 침수돼 출근길 차량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가운데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만조시간인 오전 6시56분경부터 하수도를 따라 역류한 바닷물이 인도턱까지 차올랐으며 지하층에 잠긴 물을 퍼내느라 때아닌 물난리를 겪었다. 주민 이원주씨(47·그린빌라 B1호)는 『지하에 있는 방 세칸 모두 바닷물에 잠긴 채 오물이 둥둥 떠나녔다』며 『허리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가재도구를 밖으로 꺼내야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인천 남구청은 양수기 20여대를 동원, 배수작업을 벌였으며 인천중부경찰서는 방범순찰대등 경찰관 1백30여명을 투입해 차량을 우회시키는 등 현장 통제에 나섰다.그러나 사고원인을 놓고 유수지 수문작동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인천 남구청측과 유수지를 매립해 아파트를 신축하고 있는 금호건설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인천 남구청은 금호건설측이 용현5동 금호아파트 신축공사장옆 유수지(3만1천1백79㎡)중 1만4천㎡를 매립하면서 준설을 제대로 하지 않아 유수지의 용량이 크게 줄어들어 만조시간 때 바닷물이 저지대로 역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측은 『평소 유수지에 고인 오수용량은 매우 적었다』며 『자동으로 조절하는 유수지의 수문조절기가 고장나면서 만조시간 때 수문이 닫혀지지 않아 바닷물이 역류됐다』고 주장했다.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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