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권씨 남총련서 폭행치사』경찰 확인

  • 입력 1997년 6월 15일 19시 54분


전남대 구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李鍾權(이종권·25)씨는 남총련 간부들로부터 프락치로 오인돼 집단 폭행당한 끝에 전남대 제1학생회관 안에서 숨진 사실이 15일 확인됐다. 또 이들 남총련 간부는 폭행치사사건 뒤 「대책회의」를 여는 등 조직적인 은폐축소 작업을 벌였으며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집단폭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5일 프락치조사 관련 학생들 가운데 전남대총학생회 섭외부장 具光植(구광식·25·무역4)씨를 붙잡아 밤샘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 달아난 남총련 기획국장 全炳模(전병모·24) 정책위원 張亨旭(장형욱·25) 간부 李承哲(이승철·25)씨 등을 체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구씨로부터 『이종권씨를 맨먼저 조사한 이승철씨가 술에 만취해 잠을 자러 다른 방으로 가자 전, 장씨 등 2명이 계속 조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은 또 구씨로부터 이씨가 숨진 직후인 지난달 27일 오전11시 전남대 총학생회실에서 조동호(24·연사국장) 이진실씨(23·여·선전부장) 등 전남대총학생회 간부와 남총련 간부 5명 등 모두 8명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들은 회의에서 △이종권씨를 프락치로 오인했다 △사망장소를 2층 동아리방이라고 밝히지 말자 △대강당옆 잔디밭에서 신음중인 이씨를 발견해 동아리방으로 옮겨 응급처치한 것으로 진술하자는 등 말을 맞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또 사망장소인 동아리방 옆방에서 소주병 맥주병 도시락 등이 발견된 사실로 미뤄 이들이 밤새 술을 마셔가며 교대로 이씨를 폭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종권씨 치사사건과는 별도로 이날 대책회의에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김형환(24·남총련투쟁국장) 송성주(26.95년 남총련 투쟁국장) 강재학씨(25·남총련 고문) 등을 검거하는대로 범인은닉 등 혐의로 사법처리키로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구씨에 대해 치사사건 당일 교내에 들어온 경찰의 조사를 방해하고 서울에서 벌어진 한총련시위에 참가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김 권·정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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