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은 이번 출범식과 같은 전국규모의 행사와 사무실운영, 수배중인 간부들의 도피자금 등에 연간 5억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마다 한번씩 출범식을 치르는데만 1억5천∼2억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9일 공안당국과 한총련의 내부자료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연세대에서의 불법 폭력시위 이후 회비가 잘 걷히지 않아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총련 운영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기회비. 2백6개 대학 총학생회의 분담금(학생회비의 1%)과 총학생회장 단과대학생회장 등 대의원 1천7백80여명의 회비(한달 5천원)를 들 수 있다.
이밖에 중앙상임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거두는 특별회비와 각종 행사때마다 참가 학생들이 내는 개인회비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5기 집행부는 4기 집행부에서 5천5백68만원이나 되는 빚을 넘겨 받았지만 아직까지 갚지 못했다. 이는 3기 집행부에서 4기 집행부로 넘어간 빚 1천5백여만원의 3배가 넘는 액수다.
이때문에 한총련이 대의원을 파견하고 있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과 조국통일범민족연합에도 분담금(1천5백여만원)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한총련이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가장 큰 이유는 연세대 사태 이후 많은 학생들이 한총련에 등을 돌리면서 학생회비를 내지 않았기 때문. 지난해 정기회비 납부율은 상반기 50%에서 하반기에 10%로 뚝 떨어졌다.
경남대 강릉대 호남대 등 34개 대학은 아예 조직을 탈퇴하고 연세대 충북대 등 5개 대학이 회비납부를 거부한 것도 큰 타격.
이에따라 한총련은 「왜곡된 재정구조」 「최악의 재정상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회비납부를 독려하고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올해는 적자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세대 韓相完(한상완)학생복지처장은 『총학생회 수입원이던 특강 또는 자판기 운영을 학교측이 관리하게 된 것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순수한 학생운동 조직으로 거듭나야 학생들의 관심과 학생회비 납부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