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상경-李石씨 사인규명]부검 공신력 높여

  • 입력 1997년 6월 5일 20시 06분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때론 산 자보다 더 많은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번 한총련 사태로 숨진 柳志雄(유지웅)상경과 李石(이석)씨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이 진실을 털어놓은 수단은 부검이라는 사인규명장치. 유상경이 숨진 직후 경찰은 한때 『학생들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검결과 유상경은 경찰의 페퍼포그차에 깔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학생들은 이씨의 사망사실이 알려지자 폭행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몇 차례 때렸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이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姜信夢(강신몽)법의학부장은 『거의 온몸을 셀 수도 없이 맞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소견을 밝혔다. 다행히 경찰과 한총련측은 유상경과 이씨의 부검결과가 당초 자신들의 주장과 전혀 다르거나 큰 거리가 있었지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제 부검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 사회적 공신력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이와 관련, 강부장은 『부검을 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눈으로 확인한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밝힐 뿐이라는 것.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부검에 걸리는 시간도 20분에서 2시간까지 천차만별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힌다. 〈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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