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두가족이 밝힌 신의주실태]전선절취자 공개처형

  • 입력 1997년 5월 22일 20시 00분


북한당국은 주민들이 전기 전화용 동선(銅線)을 훔쳐 중국 밀수꾼에게 팔아버리는 사건이 잇따르자 최근에는 절취자들을 공개 처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金元瀅(김원형)씨 일가는 22일 귀순회견에서 『주민들은 동선을 잘라 팔아서 먹다 죽으나 앉아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 동선 절취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특히 김씨의 처 김의준씨는 지난 3월 남신의주 장마당 뒤편 공개처형장에서 26세 정도의 남자 1명이 동선 절단죄로 공개 총살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5월 군인 2명과 23세의 여자 1명이 신의주시송한동38 재봉기공장 주변의 지하매설 통신선을 절취한 죄로 총살됐으며 95년 여름에도 신의주시 낙원 처형장에서 동선절취자 1명과 소 밀도살자 1명이 처형됐다고 덧붙였다. 신의주에서 동선 절취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중국 단동지역과 인접, 중국 밀수꾼과 접촉이 쉽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이어 북한당국이 공개처형이라는 「극약처방」을 택하게 된 것은 동선 절단으로 인해 공공기관이나 공장의 전기 통신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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