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비자금규모?]최대 2백억…김기섭씨등 분산관리

  • 입력 1997년 5월 13일 20시 33분


金賢哲(김현철)씨의 비자금은 얼마나 될까. 검찰은 현철씨의 비자금을 밝혀내기 위해 지난 3월 21일 재수사 착수 이후 검사와 수사관, 국세청과 은행감독원 직원 등 20여명을 투입, 50여일 동안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이 현재 추적한 계좌는 1백50여개. 소환조사한 기업인과 회사 임직원도 50여명에 이른다. 현철씨의 비자금을 관리해 온 「3인방」은 朴泰重(박태중)심우 대표와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 金己燮(김기섭)전 안기부 운영차장 등이다. 우선 박씨가 지난 93년 초 인출한 1백32억원의 상당부분이 대선자금 잔여금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특히 이중 70억원은 대선 당시 金泳三(김영삼)후보의 사조직인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에서 흘러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나머지 62억원도 현철씨가 직접 조성했거나 김대통령의 또 다른 사조직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현철씨의 비자금 관리인인 이씨가 관리한 현철씨의 비자금중 검찰이 공식 확인한 액수는 50억원. 이씨는 지난 93년 말경 현철씨한테서 이 돈을 받아 대신증권에 맡겨 운용하다 지난 95년 말 현철씨에게 모두 돌려주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대신증권측은 『이씨가 맡긴 돈은 잔고가 가장 많을 때는 70억원에 이른 적도 있다』고 밝혀 이씨가 관리해 온 돈이 70억원 이상일 수도 있다. 검찰관계자는 『계좌추적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결과에 따라 이씨가 관리한 비자금은 1백억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관리한 현철씨의 비자금도 1백억원이 넘는다는 것이 정설. 검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액수는 김씨가 한솔그룹을 통해 관리한 7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 비자금 3인방이 관리한 돈을 단순하게 합산할 경우 3백억원이 훨씬 넘는다. 그러나 박씨의 경우 93년 하반기부터는 비자금 관리인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돼 박씨가 관리한 비자금은 나중에 빠져나와 대부분 이씨와 김씨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복계산된 비자금을 제외하면 현철씨의 비자금은 검찰이 이씨와 김씨의 계좌에서 이미 확인한 1백20억원보다는 많겠지만 2백억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수사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현재 현철씨의 비자금 총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비록 계좌추적결과로 뒷받침되더라도 현철씨의 직접 진술을 통해 확인돼야만 전체 규모를 특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