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는 9일 전북한노동당비서 黃長燁(황장엽)씨가 『金正日(김정일)은 金日成(김일성)이 사망하기 2년전 「3일만에 부산까지 점령한다」는 전쟁 시나리오를 작성, 이를 적용하려 했으나 김일성이 「경제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해 유보된 바 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權寧海(권영해)안기부장은 이날 열린 국회 정보위에서 황씨의 진술내용을 보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金宗鎬(김종호)정보위원장이 전했다.
황씨는 또 『북한은 전쟁이 발발하면 인간어뢰 항공기 등 자살특공대로 미국항공모함을 격침시켜 미국내 반전여론을 조성하고 장거리 미사일로 일본에 대해 「초토화」 위협을 가하는 등의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는 진술을 했다는 것.
안기부 보고에 따르면 황씨는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현 상황에서 믿을 것은 무력밖에 없기 때문에 「전쟁만이 출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작전지휘체계가 김정일이 총참모부 작전국장에게 직접 하달하는 형태로 단순화되어 있어 김정일의 독단적인 명령으로 전쟁도발이 용이하다』는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기부는 이밖에 황씨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거부하면서 93년3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것을 보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게 됐다 △전쟁에 필요한 장비는 100% 자체 해결이 가능하고 특히 전투헬기를 비롯, 미사일 방사포 등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화학무기와 생물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권안기부장은 회의에서 『북한이 전쟁준비는 돼있으나 당장 공격할 징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황장엽리스트」는 없다』고 밝혔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