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매출 급감…불황여파 『대목』옛말

  • 입력 1997년 5월 2일 20시 07분


어린이날을 앞두고 예년에는 물건이 없어 못팔던 백화점 완구코너와 장난감가게가 불경기로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상계동 M백화점의 경우 장난감판매가 작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완구류매장을 별도로 설치, 손님끌기전략에 나섰으나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현재 당초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 근교 신도시들에 대형할인매장이 생긴 탓도 있으나 전반적인 경기침체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신촌의 G백화점은 예년에 비해 완구매출이 20%정도 감소했다. 이 백화점 완구코너 朴熙俊(박희준·32)씨는 『완구류는 실생활에 꼭 필요한 품목이 아니어서 가정에서 지출을 줄일 때 손쉬운 타깃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를 데리고 가 충동적으로 사주던 부모의 구매패턴이 특정한 장난감을 미리 정한 후 그것만을 사러 오는 목적구매로 성격이 바뀐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 서울 영등포 S백화점 완구매장의 한 직원은 『부모가 종이에 특정 장난감의 이름을 써와 바로 사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완구에 대한 소비감소는 아이들 사이에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곤충시리즈 집짓기시리즈 등 유명회사의 시리즈성 장난감은 고가인데도 매출실적을 유지하는 반면 중저가의 단발성 상품은 큰 폭으로 매출이 줄었다. 어린이날이 연휴인 관계로 가족여행을 계획하는 가정이 늘어나 쇼핑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도 장난감 불경기의 원인중 하나. 서울 강남의 A백화점 관계자는 『구매력 있는 고객을 연휴가 빼앗아간 셈』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성주·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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