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청문회/시민 반응]『그 질문에 그 증언』분통

  • 입력 1997년 4월 25일 20시 12분


『이번의 국회청문회 때문에 자라나는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것에 무감각해질까봐 걱정이다』 『역시 저럴줄 알았다』 『저런 청문회를 뭣하러 하나』 金賢哲(김현철)씨에 대한 국회청문회가 시작된 25일 오전10시부터 진실규명에 대한 한가닥 기대를 갖고 TV앞에 몰려들었던 시민들은 실망감이 지나친 나머지 짜증까지 내는 모습들이었다. 시민들은 현철씨가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비리의혹에 대해 총론적으로 잘못을 시인하면서 각론에서는 부인 또는 해명성 진술로 일관하자 오후 들어서는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에 대한 청문회 때처럼 TV와 라디오를 끄는 경우가 많았다. 시민들은 현철씨가 눈물을 흘리자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특위위원들의 신문에 대해 거의 부인과 변명으로 일관하자 「가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현철씨에게 「해명기회」를 주는 듯한 여당측 특위위원들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吳世徹(오세철·연세대 경영학과)교수〓현철씨는 청문회에서 거짓증언으로 일관해 여론을 호도하는 기회로 이용했다는 느낌이다. 여당의원들도 현철씨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듯 국민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는 질문만 늘어놓았다. ▼金同遠(김동원·30·회사원·서울 마포구 성산동)씨〓현철씨는 계속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국민과 아버지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만 무슨 잘못을 어떻게 저질렀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사법처리될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무엇때문에 잘못했다고 사과하는가. ▼李孝子(이효자·36·주부·서울 중구 필동)씨〓그동안 증인들이 너무 거짓말만 해와서 그런지 현철씨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생각되면서도 특별한 느낌은 없다. 이런 식으로 청문회를 계속한다면 아이들이 거짓말에 대해 무감각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의원들이 똑 떨어지는 증거를 들이대지 못하니까 현철씨가 입으로만 사과하고 각종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부인만 하는 것 아닌가. ▼金泰重(김태중·41·택시운전사·서울 강북구 수유동)씨〓1시간 정도 라디오로 청문회를 듣다가 화가 나 꺼버렸다. 여당의원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신문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질문을 하는 것 같다.〈홍성철·윤종구·신치영·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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