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영어수업 첫날]『잉글리시 재미있어요』

  • 입력 1997년 3월 4일 19시 39분


『아 유 레디?(수업준비 됐습니까)』 『네』 『세이 예스(예스라고 답하는 거예요)』 『예스!』 4일 오후2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초등학교 3학년 4반교실. 초등학교의 첫 영어수업이 시작됐다. 『그러면 우선 중학생도 아닌 우리가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지 얘기해볼까요』 떠들썩한 분위기를 가라앉힌 梁聖淑(양성숙·32·여)교사는 영어 인사말을 기다리던 아이들에게 우리말로 질문을 던졌다. 한동안 머뭇거리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대답했다. 『외국사람 만나서 자유롭게 얘기하려구요』 『컴퓨터가 영어로 나와 못알아 들어서요』 『비행기 타고 여러 나라를 날아다니며 일하려면 영어를 배워야 되요』 양교사는 이어 영어로 간단한 인사말과 이름 묻고 대답하기 수업으로 들어갔다. 『여러분 영어로 된 인사말 아는 것 있으면 말해보세요』 『굿모닝요』 『헬로요』『굿바이요』 『그러면 짝궁의 이름을 알고싶을땐 어떻게 말하죠』 『와츠 유어 네임요』 선생님의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대답이 쏟아져 나왔다.2년동안 영어학원에 다녔다는 박근우군(9)은 놓칠새라 선생님의 입만 보고있다가 벌떡벌떡 일어나 영어로 답하며 신이 나 했다. 인사말이 들어간 영어노래 부르기로 40분간의 첫 수업을 마친 양교사는 『아이들이 어려서인지 외국어를 배우는데 스스럼이 없다』며 『한시간 수업을 위해 이틀동안 준비해야 할 정도로 힘들지만 영어에 흥미를 갖게 한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11시반 전주시 덕진초등학교 3학년1반의 첫 영어수업은 어학실습실에서 비디오와 그림교재 오디오테이프 등 시청각 교재를 활용해 진행됐다. 38명의 어린이 대부분이 학원및 개인과외 등으로 간단한 영어를 익혀서인지 영어전담인 김정섭교사의 지도에 쉽게 따랐다. 그러나 김교사는 『수준이 비슷하지 않아 어디에 맞춰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북지역의 경우 4백76개교에서 영어수업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대부분의 학교가 준비부족으로 이날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반 부산 장서초등학교 어학실습실에서는 3학년5반 어린이 34명이 비디오와 오디오테이프로 첫 영어수업을 했다. 어린이 대부분이 이미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받은듯 노치영교사의 지도에 별 어려움 없이 따랐다. 김민희양(10)은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려웠는데 막상 해보니 놀이를 하는 것 같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진영·부산·전주〓김광오·석동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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