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안기부차장 수사할까…현철씨 측근 검찰태도 관심

  • 입력 1997년 2월 27일 19시 58분


[김정훈기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현철씨의 측근인사로 알려져있는 金己燮(김기섭)안기부 운영차장이 구설수에 오르는 등 한보사태에 따른 파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차장은 김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안기부의 정보보고를 미리 현철씨에게 알려 주는 등 현철씨의 국정개입에 상당히 큰 역할을 했으며 현철씨를 등에 업고 인사개입 등 월권행위를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정당국이 이미 김차장을 비롯한 현철씨의 주변인물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고 곧 모종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김차장이 검찰수사까지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은 김차장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김차장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은 세간의 설(說)에 불과한 것으로 당장 수사에 나설 일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검중수부나 서울지검 특수부 소속 검사 등 특수수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보사태가 터지기 오래전부터 김차장이 여러가지 이권에 개입했다는 등 그의 비위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의 자체적인 정보수집과정에서 그에 관해 좋지 않은 여러가지 첩보들이 입수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 검찰 관계자들은 『김차장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범법행위가 될만한 일까지 불거져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보통 권력을 휘두르던 인사가 어떤 계기로든 힘이 빠지기 시작하면 반대파로부터 역공당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만약 그가 범죄가 될 일을 저지른 사실이 있다면 이 와중에 수사대상이 될만한 「사건」이 불거져나올 수 있다는 것. 검찰이 현재로서는 김차장의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라면서도 그가 결코 수사대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검찰은 김차장이 비록 구설수에 휩싸여있기는 하지만 안기부차장이라는 거물급인사를 손대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여권핵심부의 특단의 결심이 없이는 검찰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김차장에 대한 수사는 어렵게 수습해놓은 현철씨 문제에 다시 불똥이 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검찰 관계자들은 『이번에 정말로 김차장이 실각하는 것이냐』며 그의 동향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딱부러지게 그의 비리혐의가 불거져나오지 않는 한 당장 수사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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