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피격/실탄감식결과]체코회사 제품

  • 입력 1997년 2월 18일 20시 10분


[이병기기자] 이한영씨 피격현장에서 발견된 실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감식한 결과 체코 프라하 「셀리어 앤드 벨로트 플랜트」회사가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25구경용(6.3㎜)인 이 실탄에서는 6조우선(右旋·오른쪽으로 회전)의 흔적이 발견됐다. 이같은 사실은 범인이 사용한 권총이 경찰 추정대로 벨기에제 브라우닝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탄의 직경이 0.25인치(25구경용)이고 총신내에 6줄의 홈이 패어 있는 대표적인 권총이 브라우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는 범행에 사용된 권총이 브라우닝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권총 설계의 천재」로 불리는 존 모지스 브라우닝이 브라우닝권총을 만든 이후 유럽의 많은 총기회사들이 이 모델을 참조해서 자체모델을 만들었다. 이때문에 이탈리아의 베레타, 리가미, 독일의 모제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당수 권총의 일부 모델이 브라우닝과 똑같이 「25구경에 6조우선」이기 때문이다. 실탄도 범행 권총이 브라우닝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 총알은 구경만 맞으면 어떤 총에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탄피가 지난 95년 부여간첩사건 때 간첩 박광남이 사용했던 실탄의 탄피와 동일한 회사제품이고 박이 그 당시 브라우닝권총을 지녔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버마(현 미얀마)아웅산 테러사건 등에서 북한의 공작원들이 벨기에제 브라우닝을 사용했다는 사실도 중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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