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나는 범죄」에 「기는 경찰」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성남·고양〓박종희·권이오기자]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에서 발생한 李韓永(이한영·36)씨 피격사건을 계기로 수도권 5개 신도시주민들의 치안확립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인구 37만명인 분당의 경우 근무경찰관이 2백62명으로 경찰 1명이 주민 1천4백여명의 치안을 맡고 있다. 27만명이 사는 일산은 담당경찰관이 마두 주엽 장항 등 3개 파출소에 파견된 46명이 전부로 경찰관 1명이 무려 주민 5천여명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이는 주민 7백명당 근무경찰관이 1명인 전국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이씨 피격사건이 발생한 분당경찰서 서현파출소 관내의 경우 13.2㎢에 주민 7만3천명이 살고 있으나 파출소직원은 14명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순찰차만 가끔 돌뿐 거리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도보순찰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분당경찰서는 서현역 주변에 유흥가가 속속 들어서면서 치안수요가 늘자 지난해부터 3개 파출소의 분소설립을 요구했으나 예산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일산의 경우 밤이면 폭주족들이 여성운전자들을 지하주차장까지 따라가 희롱하거나 퇴근길 부녀자들을 상대로 한 날치기가 극성을 부리지만 검거실적은 미미하다. 이때문에 분당과 일산에서는 단지별로 주민들이 자율방범순찰대를 조직해 밤길순찰에 나서고 있으나 폭주족이나 강력범죄에는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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