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피격]「한보」서 「안보」로, 정가 『난기류』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최영묵·이원재기자] 북한 노동당국제담당비서 黃長燁(황장엽)망명과 李韓永(이한영)씨 피격사건을 계기로 정국에 「안보기류」가 조성되면서 여야는 17일 회의 등을 통해 각 당에 유리한 상황전개로 이어지도록 묘안을 짜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신한국당은 「안보의식고취」를 촉구하고 나섰고 야권은 공안정국조성을 경계하며 「정부의 대공태세 허점」을 비난하는 등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신한국당은 때를 만났다는 듯이 강력한 안보공세를 펼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신한국당은 이날 잇따라 발표한 성명과 논평에서 『국민회의가 이한영씨 피격사건에 또 무슨 의혹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또다시 간첩잡는 안기부법의 무효를 주장하거나 시행보류를 획책하는 일이 있으면 국민 인내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야당을 맹공했다. 李洪九(이홍구)대표는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외국전문가를 포함한 북한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 전쟁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며 「한반도전쟁위기론」을 거론하면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보사태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공안돌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에 따라 이날 간부회의에서 당초 제기했던 황장엽망명에 대한 의혹은 일절 거론하지 않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회의에서는 최근의 상황에 대한 논의끝에 『황비서의 망명 자체는 환영한다. 그리고 본인의 희망대로 조속한 시일내에 한국에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나 필요이상의 남북긴장고조는 피하도록 해야 한다』는 선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국민회의는 대신 『황비서 망명이후에 북한이 보복의사를 공공연히 밝혔는데도 제1의 보호대상인 이씨를 위험속에 노출시킨데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치안 및 보안상의 허점을 추궁했다. ○…자민련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이씨 피습사건으로 북한의 책동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간주하고 우선 당론인 경찰의 대공수사력 강화를 거듭 촉구했다.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은 『우리가 이미 경찰의 대공수사력강화를 요구해 왔다』며 『그런데도 분당경찰서장이 이씨가 관내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할만큼 대공문제에 관한 한 경찰은 완전 국외자였다』고 주장했다. 李東馥(이동복)총재비서실장은 『이씨사건 수사책임자가 황비서망명사건 이후 북한에서 암살조가 내려왔다고 발표하는 것은 우리보안체계가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실토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