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씨 현재상태]머리 탄환제거 출혈심해 실패

  • 입력 1997년 2월 17일 08시 22분


[이명재·이철용 기자] 李韓永(이한영)씨의 부인 金鍾恩(김종은·29)씨는 16일 오후 『남편은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심장은 뛰고 있으나 의식은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종일 남편의 병상을 지킨 김씨는 이날 저녁 기자들에게 『남편이 현재 산소마스크에 의지해 호흡하고 있지만 마스크를 떼면 단 5분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위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병원측에 따르면 이씨가 맞은 총탄은 단 한발. 이씨의 왼쪽 귀위 관자놀이를 뚫고 들어갔다. 이 총탄이 치명상을 입힌 것은 두개골 안에서 회전하며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간 뒤 오른쪽 머리 윗부분에서 아래로 5㎝깊이에 박혀 버렸기 때문. 차병원 의료진은 김씨가 도착하자마자 두차례에 걸쳐 탄환제거수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출혈이 심하고 뇌가 너무 부어올랐기 때문. 의료진은 이에 따라 이씨 머리의 부기를 가라앉히고 최고 50∼60 수준인 혈압을 정상수준으로 올리는 한편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약물을 주사하고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총탄은 다행히 뇌실을 벗어나 즉사를 면했으나 뇌조직이 크게 손상돼 있는 상태. 따라서 이씨가 의식을 되찾더라도 기억이나 언어구사능력은 회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의 왼쪽 가슴에 난 4∼5㎝크기의 피멍은 총상이 아니라 이씨가 총을 피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생긴 찰과상으로 밝혀졌다. 의료진은 이씨가 호흡기를 떼지 않는 한 앞으로 2, 3일은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씨 가족들은 수사관계자들과 병원을 옮기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김씨는 『병원을 옮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족들은 더 큰 병원으로 옮겨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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