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한보 노상토론회」…울분 질책 쏟아져

  • 입력 1997년 2월 13일 20시 34분


13일 낮 서울 중구 명동 조흥은행앞 명동길에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사무총장 兪在賢·유재현)이 주최하는 「한보사태에 대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경실련은 이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한보사태에 관한 「5분 자유발언」을 하게 했다. 양천구에서 왔다며 마이크를 잡은 全正極(전정극·66)씨는 『한보사태로 날아간 돈이 노태우 비자금의 수십 배에 달하고 정치와 경제가 엉망인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정부를 질책했다. 한양대 3학년이라고 밝힌 金炫澈(김현철·25)씨가 『한보사태로 시중에 떠도는 이름과 같아 마음아프다』며 『5조원은 한달에 1백50만원받는 월급쟁이가 27만년을 모아야 하는 돈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한보의 돈을 받아쓴 사람들과 같이 산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뒤이어 발언에 나선 沈相杰(심상걸·40·자영업)씨는 『한보사태로 물가가 치솟고 국가의 신용추락에 따라 외채와 이자상환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이 모든 불이익을 국민이 떠맡아야 한다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무역업체 회사원이라 밝힌 朴大勳(박대훈·44)씨는 『공무원의 아내가 공짜돈을 바라고 내 스스로가 공무원에게 청탁할 마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은 앞으로도 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하자 일부 시민들은 박수를 쳤다. 〈정위용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