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커넥션/수사 가속도]정태수씨 태도변화로 급진전

  • 입력 1997년 2월 2일 19시 57분


한보특혜대출의혹사건 수사는 이번주 초가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뻣뻣하기만 하던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태도가 2일 새벽부터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수사진도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한 수사관계자는 2일 『정총회장이 1일 오후까지만 해도 부도가 난데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는 등 격앙된 표정이었으나 지금은 다소 풀이 죽은 모습』이라며 『간간이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등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총회장의 태도변화로 보아 2,3일안에 뭔가 답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아직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사건의 핵심에는 접근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일요일인 2일 오전 일찌감치 출근한 수사실무자들의 표정에서도 감지됐다. 李廷洙(이정수)대검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오전 10시경 수사상황을 점검한뒤 모처로 『상황이 진전되고 있다』는 전화보고를 한데 이어 오전 10시반경 중수부 과장들을 긴급 소집했다. 崔炳國(최병국)대검중수부장도 오후에 출근키로 했던 당초 예정과 달리 오전에 대검청사에 나와 과장회의를 주재했다. 최중수부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아직도 기초수사를 하고 있는 단계이며 오늘은 은행장이나 정치인들을 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정총회장을 구속한 이후 검찰은 △정총회장의 자백유도 △金鍾國(김종국)전 한보그룹 재정본부장 등 핵심임원 추궁 △비자금의 실체규명 등 몇 갈래 방향을 정해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그리고 이번주 초에는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은행장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은행장수사에 대해 피의자성격과 참고인성격이 반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은행장의 경우 대출커미션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면 바로 피의자가 되지만 그전까지는 참고인으로 정치권인사 등의 대출외압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권 인사에 대한 조사는 은행장 소환조사를 마친 뒤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치인의 경우 돈을 받은 것이 명백하더라도 대출압력과 같은 분명한 대가관계가 입증돼야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소환조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평소 정총회장의 행태에 비추어볼 때 돈을 받은 정치권인사는 많겠지만 막상 수사대상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총회장을 기소하는 오는 20일경까지는 수사의 성패가 판가름날 것』이라며 『현재의 수사템포로 보아 최소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성과는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金正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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