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요즘 가장 큰 뉴스는 한보사건이지만 대만에서 가장 큰 뉴스는 단연 대만전력의 핵폐기물 북한 수출에 따른 한국측과의 분쟁이다.
서울에서 대만의 핵폐기물 반출에 항의해 대만 청천백일기를 소각하자 27일엔 대북(臺北)의 한국대표부 앞에서 대만 민간단체가 태극기를 불태웠다. 그리고 이 사실은 대만 언론에 모두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보도됐다. 핵폐기물 북한 반출에 따른 양측의 외교마찰은 바야흐로 대만인과 한국인들의 감정대립 차원으로 치닫고 있는 인상이다.
이 와중에서 요즘 가장 어려운 투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만의 환경보호연합측이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표면화된 이후 일관되게 대만 당국의 조치를 비난하며 한국측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입장표명에만 그치지 않고 대만을 항의 방문한 한국의 녹색연합 대표들을 위해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마련하고 안내하는 등 헌신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28일 대만 환경보호연합대표인 施信民(시신민)대만대 교수는 녹색연합 항의방문단이 대만 언론들을 상대로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통역까지 맡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 단체에는 요즘 「매국노」 「배신자」라고 매도하는 비난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명분과 원칙에서 우리의 주장이 맞기 때문에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시대표는 입장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하면서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양측의 감정대립을 완화시키는 쪽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외로운 국가입니다. 이번에 우리가 한국의 입장을 지지할테니 앞으로 대만이 한국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아낌없는 지원을 바랍니다』
정 동 우<홍콩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