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운영 張사장의 새해소망 『부도걱정 없었으면…』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8시 15분


『새해는 우리 경제가 나아져 중소기업들과 근로자들이 부도나 명예퇴직 걱정없이 제품생산에만 매달릴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49년생 소띠」로 올해 48세가 된 중소기업 사장 張載洙(장재수·세일정보통신)씨의 정축(丁丑)년 새해 소망이다. 『70년대 후반의 불황과 비교해봐도 지난해와 같은 불황은 처음이다. 하루평균 37개 중소기업이 부도가 났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다행히 그런 처지에 빠지지 않았지만 우리같은 중소기업인들에겐 정말 혹독한 한해였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는 장사장의 표정에서 지난해 불황의 어둠이 되살아 난다. 장사장은 지난 75년 26세의 나이로 당시에는 용어조차도 생소한 「자동제어」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변신을 추구해온 그 역시 지난 95년 주거래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어려움이 닥쳐 지난해에는 큰 위기에 직면했으나 3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피나는 노력끝에 이를 극복했다. 장사장은 『자고나면 부도로 문을 닫는 중소기업이 수두룩한 판에 그래도 공장문을 닫지않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으니 다행이 아니냐』며 『당장 공장을 꾸려 나가기에 급급했던 지난 한해 사장인 나를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불황속에서 중소기업이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은 전문성을 높여 특화(特化)하는 길 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거기다가 「황소같은 뚝심과 열성」이 보태진다면 일감을 맡길 대기업들이 줄을 설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장사장은 『아직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어 한창 부모노릇 해야할 주위의 친구들이 지난해 불황속에 명예퇴직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국가경제건설에 몸바쳐온 이들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새해에는 꼭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사장은 지난 연말 국회에서의 노동법개정안 날치기 통과와 그에 따른 파업사태를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노사분규를 막기 위해서는 노사간의 공정한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분배가 공정하지 못하면 그 회사는 언젠가는 망한다』 『기업가들이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자기 가족이외에 직원 가족들의 삶까지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 『조금 늦더라도 소처럼 우직하게 노력하는 것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기업인으로서 장사장의 소신이며 철학이다.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명예퇴진 노사분규 등 노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이 모든 일이 순리대로 풀려나가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두둑하게 줄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합니다』 소띠인 그가 소띠해에 거는 간절한 소망이다. 〈宋平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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