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요식업소 위생교육시간에 상품선전 웬말

  • 입력 1996년 10월 21일 21시 02분


마포에서 커피숍을 경영하는 여성이다. 지난주 대한요식업중앙회가 주관하는 교육 에 참가해 느꼈던 씁쓸함을 전하려 한다. 교육시간은 오후 2시부터 4시간이었다. 바 쁘기도 하고 혼자하는 장사라서 가게를 비울 형편은 아니었지만 교육을 받지 않으면 1백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기에 교육장인 마포구청 4층 강당으로 갔다. 첫시간은 쓰레기 분리수거에 관한 위생교육이었다. 이어 2교시가 되자 텔레비전에 서 본 적이 있는 박모 탤런트가 들어오기에 처음에는 저분도 무슨 영업을 하시나보 다 생각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청둥오리알 진액인가를 선전하는게 아닌가. 계약금 3만원만 내면 할부로 해줄테니 사가라는 얘기였다. 교육을 핑계로 상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주최 측이 무척 괘씸했다. 3교시는 에이즈 교육으로 진행됐는데 교육내용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강사의 교육 태도는 모두의 낯을 붉히게 했다. 예를 들어 「아무에게나 주지도(?) 받지도(?) 말 자」는 노골적인 구호를 남녀 별도로, 또 전체적으로 몇차례씩 복창하게 만들어 장 내의 2백여 참석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주최측인 요식업중앙회의 교육프로그램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교육장을 제공한 마포구청 또한 이런 장사가 허용되는 공공기관이라니 한심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준 비도 제대로 않은 채 생업에 바쁜 상인들을 4시간씩이나 묶어두는 이런 쓸데 없는 교육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조 윤 아(서울 마포구 마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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