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사퇴 날, ‘당게’ 발표로 화력 분산… 여권 악재 때마다 스스로 흐름 끊는 국힘

  • 동아일보

당안팎 “당성만 보는 정치 갇혀
‘공천헌금’ 야권 호재도 못살려”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힘 중앙당사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당무위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윤리위에 회부,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을 내렸다.2025.12.16. sbtltm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힘 중앙당사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당무위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윤리위에 회부,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을 내렸다.2025.12.16. sbtltm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한동훈 전 대표의 책임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당 내홍이 커지면서 여권발 악재가 터질 때마다 국민의힘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당성(黨性·당에 대한 충성도)만 바라보는 정치에 갇혀 호재조차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31일 국민의힘에선 당무감사위의 발표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한 전 대표 측은 이날 “한마디로 조작 감사”라며 “조작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이의가 있으면 윤리위원회에서 소명하고 반박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전날 당무감사위는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문제의 계정들이 한 전 대표 가족 5명의 명의와 동일하다”고 발표했다. 당내에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전직 보좌진들의 폭로로 촉발된 갑질·특혜 의혹에다 공천 헌금 묵인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날 당무감사위가 발표를 강행한 데 대해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여권에 악재인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무감사위 발표로 내홍이 격화되면서 화력을 집중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 국민의힘의 한 영남권 의원은 “이날에 굳이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여당 공세에 집중할 시점에 내홍만 더 부각된 거 같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뉴스1
지난해 12월 9일 당무감사위는 당원 게시판 사건 중간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이날은 국민의힘이 여당의 일방 독주를 비판하기 위해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한 날이었다. 당시도 당 일각에선 “대여 전선에 단합할 때 불필요한 소모전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던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10월 17일 면회하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후폭풍이 거세던 11월 12일에는 장 대표가 집회에서 “우리가 황교안이다”란 발언을 하면서 중도층 민심 이탈 우려가 커졌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확산되던 11월 초에는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라고 밝히면서 계엄 두둔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당무감사위원회#한동훈#당원 게시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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