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핵잠 부산 입항에 “상응 조치” 위협… 신형 요격미사일 발사, ‘북한판 사드’ 관측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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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잠 도발]
당대회 앞두고 고강도 도발 예고
정부 ‘北과 대화재개’ 목표에 변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24일 발사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25일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부산 입항에 “미국의 핵무력 시위에 상응한 대응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여러 발의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내년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북한이 잇따른 도발 위협에 나서면서 우리 정부의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 목표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공격형 핵잠 ‘그린빌함’의 부산 입항을 두고 “또다시 반복된 미 전략자산의 출현은 조선반도와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엄중한 정세 불안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핵보유국 사이의 호상(상호) 견제에 따라 미국의 핵무력 시위에 상응한 대응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그 실행 방식과 시점은 대칭과 비대칭의 원칙에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전략핵잠수함·SSBN)’ 건조 현장을 시찰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 부인 리설주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주애는 김 위원장과 나란히 걷거나, 김 위원장 옆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김 위원장이 시찰하는 배경에 ‘미제와 대한민국 것들을 쓸어버릴 무기 생산에 총궐기하자’는 내용의 구호판이 포착되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전략핵잠수함 건조 공개에 대해 “제2격(핵보복) 능력의 공식화 선언”이라며 “미국에 ‘더 이상 비핵화는 없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 대우하라’는 압박 메시지”라고 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지대공 고공 장거리 반(反)항공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지대공미사일 발사는 8월 23일 이후 4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이 발사 현장을 참관했다. 관영매체들은 개발 중인 고공장거리반항공미사일체계의 전술 기술적 평가를 위한 시험 발사에서 미사일들이 200km 거리의 가상 고공 목표를 명중 소멸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기존 지대공미사일보다 요격고도와 사거리가 크게 확장된 신형 기종의 첫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KN-06 지대공미사일은 러시아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S-300과 맞먹는 성능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KN-06보다 뛰어난 성능의 ‘북한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수준의 신형 방공 무기를 개발 중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며 “전날(24일) 오후 5시경 함남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지대공미사일로 추정되는 수 발을 포착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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