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9일 방한 앞두고… 北 ‘대미 총괄’ 최선희 방러

  • 동아일보

[APEC 주간 개막]
“북미회담 가능성 낮아져” 관측 속
“러와 사전 소통 나선 것” 분석도
정부는 ‘판문점 회동’ 준비 마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북한 최선희 외무상(사진)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외교를 총괄하는 최 외무상이 자리를 비우면서 북-미 정상 회동 성사 가능성은 낮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북-미 회동을 앞두고 러시아와 사전 소통에 나섰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북-미 정상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비해 판문점 회동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최 외무상이 양국 초청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한다”고 26일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최 외무상은 26∼28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러시아가 김 위원장의 방러를 추진 중인 만큼 최 외무상이 북-러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 외무상의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이어 벨라루스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9, 30일 방한할 예정이다.

최 외무상은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외무성 부상으로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당시 최 외무상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을 깜짝 제안하자 5시간 만에 담화를 내고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는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24일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 인민지원군 참전 사망자 묘역을 찾았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최 외무상을 해외에 보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지 않겠다는 시그널”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대화를 끝까지 거부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아직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미 회동을 앞두고 러시아와 사전 조율을 하기 위한 방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북-미 회동 전후 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찾았다”며 “이번에도 대미 외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조율 성격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판문점 일대에서 김 위원장의 방문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된 상황이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올해 들어 처음 판문각 일대 환경 미화 작업에 나섰다고 했다. 정부도 판문점 견학을 중단한 것은 물론이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갑자기 화답할 가능성에 대비해 즉각 회동이 가능하도록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6일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 회동 가능성에 “어느 경우에도 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러시아 방문#북-미 정상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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