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차 경선에 진출하지 못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5.4.29 뉴스1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한) 정치 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돼 정말 고맙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국민의힘 2차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도 덧붙였다.
30년 정치 인생의 끝을 선언한 홍 전 시장은 1996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권유로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했다. 국회에 입성하기 전에는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1954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영남중·고교를 졸업했고, 검사가 될 결심으로 고려대 법대에 들어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게 된 계기는 1995년 방영된 TV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서다.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해 일약 스타 검사로 부상한 그는 이 드라마의 모델이었다. 이후 홍 전 시장은 ‘모래시계 검사’라고 불리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드라마 방영 바로 다음 해인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해 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다. 이후 21대 국회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당 대표 2회, 당 원내대표, 경남도지사, 대구시장 등을 거치면서 영남권 지지층을 쌓아왔다.
그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패배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패했다.
홍 전 시장의 핵심 지지층은 영남과 2030 남성이었다. 그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로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를 꼽았다. 홍 전 시장은 “국민 속 뚫어주는 사이다와 웃음을 동시에 주는 이미지”라고 했다.
그는 2차 경선 발표 현장에서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소시민으로 돌아가 시장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개 시민으로 남으려고 한다”며 “오늘 조기졸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난다.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며 90도로 인사한 뒤 퇴장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더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 졌다”며 “갈등과 반목이 없는 세상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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