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내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현안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조특위는 2024년 12월 4일 새벽,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국회 본관 일부 전력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2025.02.16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국회 본청 일부 전력을 차단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계엄군의 전력 차단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평화적 계엄’을 주장한 것과 달리 계엄군 투입으로 국회를 마비시키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 ‘내란 혐의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분 53초 분량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비상계엄 발동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 본관 2층 창문을 통해 진입한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등 계엄군 7명은 오전 1시 1분경 승강기를 통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1시 6분쯤 계엄군 한 명이 분전함 문을 여는 모습이 담겼고 직후 지하 1층 통로 조명이 꺼졌다. 민주당은 “계엄군이 분전함 내부의 일반조명 차단기를 1시 6분 59초에 내렸고 비상조명 차단기도 1시 7분 2초에 내렸다”며 “국회 계엄 해제 결의안이 1시 1분쯤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 약 5분 뒤에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국회 본관 지하 1층의 전력은 약 5분 48초간 차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국회사무처 직원이 계엄군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으며 계엄군의 행동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영상에 따르면 1시 12분경 계엄군이 분전함 쪽으로 이동한 뒤 조명이 다시 켜졌다.
특위 위원들은 “윤석열이 국회를 마비시켜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주요 증거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만약 계엄군이 지하가 아닌 본관 전체의 전기를 끊었거나 단전 조치가 조금 일찍 이뤄졌다면 국회는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윤건영 의원은 “‘국회에 질서 유지를 위해 계엄군을 투입했다’는 윤석열의 주장이 명백한 거짓이었음이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명확한 사실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단전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라며 “(단전은) 국회 기능 마비를 위한 것이 아니라 707부대에 부여된 통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 단장은 6일 헌법재판소 변론 기일에 출석해 “(곽 전 사령관에게) 150명 넘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들어갈 수 없겠냐는 말을 들었다”며 “전기라도 차단하는 방법 없겠냐는 지시를 받고 한번 찾아보겠다고 한 뒤 지하 1층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