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송 못하겠다”…진중권 생방 중 돌발 하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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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29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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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막말은 안 다루고 한동훈 ‘개 같이’만 때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갈무리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갈무리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라디오 생방송 도중 대담 주제의 정치적 형평성을 주장하면서 돌연 하차를 선언했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진 교수는 28일 오후 생방송에서 “(오늘 방송이) ‘개 같이’ 이런 표현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저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 과정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격한 발언이 실제 음성으로 소개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앞서 이날 유세 현장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거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진 교수는 “이재명 대표는 5·18 희생자를 패러디하고 희화화했다. 그런 발언을 여기선 안 다뤘다. 얼마 전 ‘계모’라는 발언도 여기서 안 다뤘는데, 오늘은 ‘개 같이’라는 발언을 다룬다. 저는 이런 발언들은 공론의 장에 올라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기 때문”이라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오늘 이걸 (주제로) 달고 섬네일도 그렇게 딱 단 걸 보니 화가 난다. 우리 언론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이 대표 발언)그걸 소개 안 하려면 이런 것(한 위원장 발언)도 그냥 무시해야 되는 거고, 이런 걸 소개하려면 그것도 같이 소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패널이 “이 대표의 거친 표현들이 부적절한 것은 맞지만, 한 위원장은 사실 이런 표현을 안 쓰다가 썼기 때문에 계획된 발언인지 실언인지 이런 면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진 교수는 “제1야당의 대표가 원래 막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니까 뉴스 가치가 없나. 그리고 평소에 그렇게 안 한 사람이 한마디 하면 섬네일로 때리고 이러는 것이 올바른 언론의 자세냐”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 발언도) 라이브로 틀었어야 하는 거다. 그 발언(5·18 발언) 들으면 얼마나 천박한지 아나. 계모 발언도 얼마나 천박한지 아나. 한 번도 우리 라이브로 안 틀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진행자가 “저희가 이재명 대표 비판을 안 했는가? 진 교수님이 여태까지 이 대표 비판할 때 저희가 제한한 적 있었냐?”고 되묻자, 진 교수는 “(이 대표 비판은)저만 했다. 계속 말 끊고 질문지에 없는 질문들을 사회자께서 하시고 그랬다. 제가 그냥 웬만하면 넘어갔는데 오늘은 좀 아닌 것 같아서 저는 이런 방송 못하겠다”고 돌발 선언했다.

그는 “저는 이제 (방송) 그만하겠다. 제작진에게 이미 말씀을 드렸는데, 이편저편 드는 것도 싫다. 언론은 공정해야 한다고 보는데 저는 상당히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서 못 할 것 같다”며 “저쪽에 앉은 분(반대편 패널)은 항상 민주당 편만 드는데, 이쪽에도 거기에 맞는 사람(국민의힘 편만 드는 사람)이 와 있어야 공정할 것 같다”며 하차 의사를 밝혔다.

진행자는 “진 교수님, 저희가 항상 충분히 말씀하실 수 있도록 기회를 드려왔다. 그리고 양 패널이 동시에 말씀할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을 사회자로서 해 왔다”고 강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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