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尹착용 ‘물망초’ 배지 납북·억류자·국군포로 가족에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7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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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7일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 관계자들에게 ‘세송이 물망초’ 배지를 달아줬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인 26일 국무회의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의 송환을 기원하고 이들 가족의 아픔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이 배지를 착용하고 송환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통일부는 27일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배지 전달식을 개최했다. 김 장관은 참석자들에게 직접 배지를 달아줬다. 특히 이날 행사엔 11년 만에 열린 정부의 납북자대책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12월에야 아버지가 북한에 억류돼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도 자리했다. 물망초 상징 의상을 만들어 서울패션위크 무대에 올린 브랜드 ‘얼킨’ 디자이너 이성동·천자영 씨도 동석했다.

김 장관은 “어제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 모든 국무위원과 함께 세송이 물망초 배지를 패용하고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전원을 가족과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강조했다”면서 “이러한 북한의 반인권에 유감을 표명하고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가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국민 모두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6·25전쟁 중 10만 명이 넘는 국민을 북한으로 데려갔으며 전쟁 중 국군포로가 6만 명에 달하고, 전후 납북 피해자 중 516명을 여전히 송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특히 더욱 가슴 아픈 것은 2013년 이후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를 포함한 우리 국민 6명이 불법적으로 북한에 체포·억류돼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물망초 배지를 북한에 억류된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에게 달아주고 있다. 통일부 제공

행사에 참석한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일본 정부의 납북 피해 대응을 언급하면서 “우리 정부는 이제껏 이 문제를 방치했다. (앞으로) 통일부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성의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증언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 북한의 책임을 추궁하는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연옥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는 “저희 아버지는 1971년 1월 4일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 중 납북되면서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면서 “하루속히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는 “70년 동안 국군포로는 잊혀지고 버려졌다고 생각했다. 국군포로에 대한 아픈 상처가 치유되고 이 문제가 하루 속히 풀리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물망초 배지를 착용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물망초 배지를 착용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통일부는 배지 전달식 후 언론에 배포한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 반인륜적 처사를 규탄하면서 “북한은 이 문제가 우리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중대한 문제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의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APPG NK) 소속 의원들이 26일(현지시간) 런던 의회에서 물망초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 APPG NK 제공
영국 의회의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APPG NK) 소속 의원들이 26일(현지시간) 런던 의회에서 물망초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 APPG NK 제공
세송이 물망초 배지 착용 행사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하원에서도 열렸다. 영국 상하원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APPG NK)’ 소속 의원 20명 전원은 행사에서 북한 억류자들의 송환을 촉구하는 성명을 낭독했다. 이들은 “APPG NK는 탄압받고 박해받는 북한의 2600만 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자유의 가치를 증진하는 데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 한국 정부와 연대의 상징으로 물망초 배지를 착용한다”면서 “억류자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이들을 즉각 풀어줄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김 장관 취임 이후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대책팀’을 신설해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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