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파행’ 국회 국방위…한기호 “정회? 개판치는 것 국민이 봐야”

  • 뉴스1
  • 입력 2023년 11월 8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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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국회 국방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전을 펼치고 있다. 2023.11.8/뉴스1
한기호 국회 국방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전을 펼치고 있다. 2023.11.8/뉴스1
8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가 여야 의원들의 거친 설전 속에 약 25분 만에 파행됐다. 이 과정에서 ‘거짓말’ ‘폭력’ ‘독재’ 등 거친 언사도 나왔다.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계속되면서 한때 정회 요구가 나왔지만,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국민한테 개판 치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는 이날 오전 10시 4분 전체 회의를 개의했다. 핵심 안건은 2024년도 예산안이었다. 회의는 시작부터 파행됐다. 전날 예산안 심사를 위한 예산 소위가 열렸는데 여기서 여야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의에 앞서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어제 예산 소위를 했는데 의결 못했다”며 “지금 민주당에서는 예산 소위를 다시 열어서 예산심사를 해야 한다며 그게 합의 안 되면 오늘 회의 못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회의는 합의된 일정이다. 저는 개의하겠다”며 개의를 선언했다.

여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어 “예산과 관련해 여야 간 쟁점이 몇 건 있고, 그래서 예결 소위 간사인 기동민 민주당 의원과 예산에 대해 협의하고 안 되면 예결위로 넘기자고 했다”며 “의사일정에 합의된 것 중 예산안만 빼고 나머지는 정리하면 되는 건데 야당의 김병주 간사가 예산안이 합의 안 되면 나머지는 합의 못 해주겠다고 약속을 깼다”고 말했다.

회의가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야당 의원들은 개의에 앞서 야당 내 회의를 진행 중이었는데 여당이 개의를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야당도 없이 회의하는 게 어디에 있느냐”며 “위원장실에서 (당내)회의했다. 기다려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했고, 한 위원장은 “저한테 얘기한 적 없다. 회의를 왜 안 하느냐”고 맞섰다. 이에 설 의원은 “폭력이다”고 했고, 한 위원장은 “누가 폭력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또 김병주 의원을 겨냥해 “나한테 (회의를) 못 한다고 그랬잖아. 뒤에서 다른 말 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라고 했다. 성일종 의원도 “분명히 얘기했다. 예산이 안 돼서 회의를 못한다고 했다”고 김 의원을 겨냥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어제 계획된 예산안 심사가 안 되면 오늘 전체 회의를 할 수 없어서 의견을 듣고 간사끼리 합의한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위원장석으로 이동해 고성을 주고받았다. 한 위원장과 설 의원은 특히 강하게 맞붙었다. 한 위원장은 설전 중 위원장 자리에서 일어나 설 의원 자리를 향했다.

이에 일부 인사들이 ‘국민이 보고 있다’며 정회를 요구하자 한 위원장은 “국민한테 개판 치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거절했다.

잠시 뒤 여야 의원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성 의원은 재차 김병주 의원을 겨냥해 “야당 간사가 전체 회의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느냐”며 “합의된 대로 일정을 정리하고 예산 문제는 여야 각자 주장이 일리가 있어서 정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일방적으로 회의하면 회의가 아니다. 그러면 폭주라고 한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는 것을 독재라고 한다”며 “위원장은 사과하고 정회 후 여야 간 협의하고 진행하자. 그게 합리적 방법이다. 이성을 찾으세요”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이성을 잃은 적이 없다”며 “회의할 욕심에 개의했다. 개의한 뒤 정회하고 여야가 합의하면 회의가 된다. 앞뒤를 보고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이에 다시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한 위원장은 10시 30분 정회를 선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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