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은 깡말랐는데, 김주애는 달덩이 얼굴”…北주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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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8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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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최근 공식 석상에 자주 등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본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신들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 분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은 “자제분(김주애)의 모습을 눈여겨본 주민들은 ‘얼마나 잘 먹었는지 얼굴이 뽀얗고 달덩이 같다’는 말을 가까운 사람끼리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 주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얼굴에 광대뼈만 남고 말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김주애의) 잘 먹고 잘 사는 귀족의 얼굴에다 화려한 옷차림이 텔레비죤(TV)으로 자주 방영되니 밸이(화가) 나서 참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25일 사랑하는 자제분(김주애)이 또다시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등장해 최고존엄과 첫 삽을 뜨는 모습이 텔레비죤으로 방영됐다”며 “주민들은 곱지 않은 눈길로 이를 바라보았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은 선전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자제분의 하얗고 포동포동한 얼굴을 보면서 식량이 부족해 하루 세끼도 제대로 못 먹는 서민 자식의 깡마른 얼굴과 너무 판이하게 다르다며 화가 치민다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주애의 화려한 패션과 머리 스타일 등에 북한 주민들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난 열병식(8일)에는 어린 자제분이 긴 머리에 서양식 검은 모자를 쓰고 나오더니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는 고급외투에 가죽장갑을 끼고 등장한 모습이 보도되면서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은 자본주의 문화를 척결한다며 10대 여학생들이 머리를 길러 어깨 아래로 늘어뜨리거나 이색적인 옷차림을 하는 것을 통제하더니 저 (김주애의)옷차림은 뭐냐”라면서 “일반 어린 여자 아이의 모습과 너무도 판이한 모습에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지난 20일 “관계기관 간에 북한 식량 사정 평가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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